카메라사업부와 기업의 근간이었던 광학사업 마저 팔아넘긴 올림푸스.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심정으로 뒤늦은 사용기를 적어 본다..

2023년 E-P5 전면
후면
E-P5 그리고 우연히 얻게 된 PEN-F (사실상 E-P6인)
E-P5는 내장플래쉬가 있고, PEN-F 뷰파인더가 있다.
비상상비약 Z5 와 PEN-F 그리고 E-P5

 

2013년 출시 PEN시리즈 플레그쉽 모델

420g, 1600만화소, 1/8000 기계식 셔터스피드, 틸트터치스크린

4/3센서 - 크롭바디의 60%, 풀프레임의 25% 크기 ㅠ

 

장점

1. 5축 손떨림방지

2018년 혜화 & 문래. (17mm, 셔터스피드 1/25 & 1/40)

 

카메라 취미 중 몇 번 놀란 적이 있고

그 중 한 번이 ep5로 처음 무중력 촬영을 했을 때.

이후 a7m3&4, gr3x, z5 을 써 오면서 뒤늦게 알았다.

손떨방이라고 다 같은 레벨이 아니구나.

2021년 독일 포토 매거진 손떨방 테스트 결과

 

특정 모델들만 테스트 한 결과지만

올림푸스가 전 영역에서 가장 준수한 성능을 보여준다.

내 경험으로도 ep5는 셔터스피드가 1/50 이하에서도

저조도 인물 촬영이 가능했지만

z5는 적어도 1/250

a7m3-4와 gr3x는 1/400은 되어야만 가능했다.

셔터스피드를 빠르게 할수록 감도는 필연적으로 올려야 한다.

조리개 완전 개방은 말할 것도 없고

감도가 올라가면 화질 (명암비&해상력) 은 감소된다.

즉 노이즈가 생기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4/3센서는 감도 800, 크롭은 1600, 풀프레임은 6400까지가

허용 가능한 화질이라 본다.

역시 피지컬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ㅠ

그 이상 넘어가면 핸드폰으로 찍은 것과 구별이 어려워진다.

해질녘 이후 명과 암이 공존하는 사진을  좋아하는 내게

신뢰로운 손떨방 기능은 필수고 ep5는 그것을 충족해 주었다.

 

2. 저렴하지만 훌륭한 D.Zuiko 렌즈군

2019년 압구정 & 천호. (45mm)

 

변태스럽게도

올림푸스의 시작은

필름을 반으로 쪼개는 대신,

그 만큼 더 렌즈를 갈고 닦았다.

저렴하면서 작지만, 뛰어난 화질로

그 옛날 PEN 필름 시리즈는 천만대이상 팔렸으며

최근까지도 올림푸스 D.Zuiko 프로 렌즈군 (F1.2 시리즈) 은

일본 그팡프리 대상에 수차례 올랐었다.

근데 프로렌즈군은 100만원 정도하며 크고 무겁다.

나의 주력인 25mm F1.8은

최대개방에서부터 Pro 렌즈에 버금가는

중앙부와 주변부 모두 날카로운 화질을 보여줌에도

역광 촬영시 색수차가 종종 발생하는게 흠

훨씬 작고 가볍다.

가끔 쓰는 45mm 1.8 렌즈는

주변 빛망울은 깔끔하게 몽글몽글

적당히 소프트한 중앙부 덕에

부담스럽지 않은 인물 사진을 만들어 준다.

색수차는 없다.

17.8 렌즈는 F5.0 정도에서만 화질이 봐줄만 하다. 그래서 방출.

 

3. 단점이 없는 게 장점

ep5를 써 오면서 불편함이 딱히 없었다.

최근 출시된 gr3x보다 훨씬 빠르고 신뢰로운 오토포커스

하루 종일 찍어도 충분한 배터리

느낌있는 셔터음과 버튼

gr3x는 셔터음이 너무 재미없다

늘 차 뒷좌석에 내동댕이쳐도 끄덕없는 견고함

전 후면 다이얼이 헛도는 경우가 있었지만 기름칠하면 바로 해결

출시 10년째지만 최근에도 펌웨어를 업데이트 해 준 의리까지

그나마 꼽자면

뷰파인더가 없고 컬러조정이 안되고

내장된 컬러 레시피들이 많이 촌스러운 점.

어차피 Law로 찍고 라이트룸으로 보정하니까 별로 문제 되지 않았다.

 

E-P5 vs PEN-F 간단 비교 (25mm 1.8)

E-P5 (F2.5) VS PEN-F (F1.8)
E-P5 (F2.5) VS PEN-F (F1.8)
E-P5 (F2.5) VS PEN-F (F1.8)

 

PEN-F는 2000만 화소로 E-P5보다 400만 화소 높지만

확대해서 봐도 유의한 차이는 없다.

둘다 P모드로 찍었는데 세 사진 모두

PEN-F는 같은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조리개를 더 개방하는 듯..

 

ep5를 사고

제일 좋았던 점은 작고 가벼워서 언제든 부담없이 찍고 놀 수 있었다.

태생적 센서 한계로 무시당하지만

그러기에 사진이 못 나와도 스트레스 없고

잘 나오면 도발스러운 친구였다.

그 동안 덕분에 즐거웠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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