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피부로 느껴지는 많이 더운 요즘이다.
지구가 천둥 벌거숭이가 되려나..
아직은 해가 질 때 쯤은 거닐만 한데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질 여름은 더 가혹할지 모른다.
아니 어쩌면 지금 이 시절을 낡은 흑백 사전처럼 여길지도 모른다.
여름밤,
더 반짝이는 한강과
집 앞 놀이터에서 마시던 차가운 캔맥주.
달밤에 배꽃나무 아래서 데이트를 했다는 나의 엄마 아빠.
나는 뒤늦게 배꽃이 아름답다는 것을
어느 시골길 무거운 소총과 군장을 짊어지고 행군할 때
뒤늦게 알 수 있었다.
그러한 배꽃나무를 더 이상 서울에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지구는 그렇게 바뀌어 간다.
공평하게도 똑같은 낭만의 밤을 모두에게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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